
정오신문 회장 윤혁수 칼럼 : 기네스북에는 수많은 기록이 오르내리지만, 그중에서도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기록 중 하나는 바로 ‘세상에서 가장 오래 함께한 부부’일 것입니다. 비록 얼마 전 새로운 부부가 그 자리를 이어받으며 1위 자리를 내어주었지만, 여전히 영국의 플로렌사와 퍼티부부는 전 세계 사람들의 가슴 속에 가장 오랜 사랑의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.
두 사람은 무려 81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이했고, 부부의 나이를 합치면 205세에 달했습니다. 사랑의 깊이와 삶의 연륜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숫자입니다. 그렇다면 어떻게 이들은 그렇게 오랫동안, 변함없이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었을까요?
그 비결은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.
첫째, 건강하게 오래 살기
부부는 하루에 두 번, 점심과 저녁 식사 때 한 잔의 술을 즐겼다고 합니다. 절제된 음주는 삶의 활력을 불어넣고, 서로의 대화를 더욱 부드럽게 이어주는 매개가 되었던 것이지요. 건강이 받쳐주었기에 그 긴 세월도 함께 걸어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.
둘째, 다툰 채로 잠들지 않기
“사람이기 때문에 갈등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. 그러나 다툰 날은 반드시 서로에게 ‘미안해’라고 말한 뒤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.”이 간단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습관이, 두 사람을 더욱 단단하게 엮어준 열쇠였습니다. 용서는 감정의 짐을 덜어내는 지혜이고, 사과는 사랑을 지키는 의지입니다.
셋째, ‘예스 디어(Yes Dear)’
가장 많은 이들이 무릎을 쳤다는 세 번째 비결은 바로, 두 단어. “Yes, dear.”우리말로 하자면 “그래, 맞아.” 정도의 표현이겠지요. 바로 맞장구입니다.맞장구는 단순한 동의가 아닙니다. 공감이고, 배려이며, 성숙한 마음이 깃든 생활의 습관입니다.
“그래, 네 말이 맞아.”“당신 생각도 일리가 있어.”이런 말 한마디가 부부를, 연인을, 친구를 더욱 돈독하게 해주는 정서적 윤활유가 됩니다.
‘맞장구’란 말은 풍물놀이에서 둘이 마주 서서 장구를 치는 모습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. 대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. 적절한 맞장구는 상대가 내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있다는, 가장 따뜻한 신호입니다.
사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대화는 완전한 이해가 아니라, 이해하려는 노력입니다. 그 마음이 모일 때, 우리는 비로소 함께 웃고,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.
오늘도 좋은 사람들과 맞장구를 나누는 하루이길 바랍니다.배려와 공감의 힘, 그 안에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찾게 될 것입니다.
정오신문 회장윤 혁 수